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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에게 가장 확실한 힘은 투표"

창간 110주년 '아스바레즈' 아라 크라차투리안 국장 인터뷰 뿌리 교육으로 정체성 확립 3·4세도 모국어 잊지 않아 현안 있으면 결집력 더 강해 '대학살' 시위 10만 명 참가 전액 후원금받아 신문 운영 '아스바레즈(Asbarez)'는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최대 일간지다. 현재 이 신문의 영문판 담당 아라 크라차투리안(사진) 편집 국장은 언론인으로서 30년 가까이 활동해왔다. 언론학으로 가장 유명한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고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싱크 탱크이자 정치력 신장 단체인 미국아르메니안전국협회에서도 활동했다. 크라차투리안 편집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르메니안은 3~4세대까지 이어지는 이민 역사에도 언어를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뿌리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신문 역사가 110년이다. "아르메니안 이민자들의 목소리와 눈이 되어주고자 했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으로 이주해온 이민자들에게 아르메니아 독립, 소련의 붕괴 등 수많은 이슈를 정확한 눈으로 볼 수 있게 보도하고자 했다. 그렇게 100년이 넘어서면서 제노사이드를 부정하는 터키 정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여론을 형성했고 커뮤니티 일원들이 성숙한 정치 및 역사 의식을 가질 수 있게끔 노력했다." -의식의 확립은 어떤 식으로 가능한가. "우린 크게 두 가지에 집중했다. 하나는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언어와 역사 교육에 힘썼다. 아르메니안은 이민 역사가 오래됐어도 집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민족 중 하나다. 부모가 제노사이드(대학살)를 비롯한 모국의 각종 소식과 역사 이야기를 자녀들과 자주 나눈다. 또 하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미국에 관심을 갖는 일이다. 우리 같은 소수 민족에게는 투표가 가장 확실한 힘이다. 우리는 투표를 통해 수많은 정치인을 배출했다. 현재 시의원 뿐 아니라 교육구, 각 정부기관에도 상당수의 아르메니안계가 진출해 있다. 인식 개선과 정치적 중요성을 알리는 건 언론이 할 일이다. 민족적 정체성이 워낙 확고한데다 평소 커뮤니티 이슈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게 되면 아르메니안의 결집은 더욱 강해진다." -그런 결집력이 부럽다. "우리 신문을 예로 들자면 '아스바레즈'는 비영리여서 기부금만으로 운영된다. 거액의 기부자부터 소액 기부자까지 다양하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커뮤니티 언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꺼이 지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아르메니안'으로서 자부심이 강하다. 매년 4월이면 LA를 비롯한 미국 곳곳에서 '아르메니안 제노사이드'에 대한 터키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가두 시위가 열린다. LA에서만 10만 명의 아르메니안이 거리로 나온다. 그 자체가 곧 메시지인 것이다. 그런 목소리를 과연 주류사회에서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한인사회와 교류는. "4~5년전쯤 라크라센타 지역에서 한인들과 함께 커뮤니티 문화 축제 행사를 함께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신문에서도 취재를 나갔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지속적인 관계는 갖지 못했다. 아르메니안 이민 사회는 할리우드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나갔다. 사실 LA 한인타운과도 그리 멀지 않은데 서로 교류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장열 기자 ☞아스바레즈는 올해로 110주년(1908년 설립)을 맞았다. 영어로는 ‘아레나(arena)’라는 뜻이다. 경기장 혹은 무대를 뜻한다. 아르메니안 이민자들과 역사를 함께 해온 신문(화~토 발행·최대 48면)으로 현재는 아르메니안판과 영문판(1970년 창간)이 각각 발행되고 있다. 발행 부수는 1만5000부 정도다. 기자를 포함 20여 명이 근무한다. 영문판은 1993년부터 일간지로 전환됐다. 온라인판은 1997년부터 시스템을 구축했고 현재 웹사이트(www.asbarez.com)를 통해서도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호라이즌TV 등과 연계해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종합 미디어 언론사로 재도약 하고 있다. 아스바레즈 신문사는 LA의 버몬트 애비뉴와 랙싱턴 애비뉴 인근에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19

"우리도 교회 중심으로 발전"…기성세대, 차세대 지원 열심

아르메니안에게 글렌데일이 신흥 지역이라면 '할리우드'는 그들의 커뮤니티가 처음 형성됐던 곳이다. 지난 2000년 LA시는 남-북으로 샌타모니카 불러바드와 할리우드 불러바드, 동-서로 버몬트 애비뉴와 101프리웨이를 '리틀 아르메니아'로 지정했다. 한인들과 비슷한 부분을 꼽자면 아르메니안들도 종교색이 짙다는 점이다. 한인 사회가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듯이 아르메니안 커뮤니티도 교회를 기반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현재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에는 아르메니안개신교협회, 가톨릭주교회, 북미아르메니안복음주의연합, 아르메니안정교회 등 10여개 이상의 종교 협의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아르메니안크리스천펠로십 대니얼 고그라니언씨는 "사람이 수천명씩 모이는 대형 교회는 없지만 곳곳에 50~100여명씩 모이는 교회들이 많이 운영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글렌데일만에만 30여개 이상의 개신교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교회는 아르메니안 이민자들을 서로 끈끈하게 이어주고 정체성을 지켜주는 또 하나의 다리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안은 크게 두 부분에서 미국으로 유입됐던 계기가 있었다. 1차는 1970년대 이란의 회교 혁명으로 이란에 거주하던 아르메니안이 미국으로 대거 건너왔고, 이어 1990년대 소련 붕괴로 인해 대거 유입됐다. 특이한 점은 본국(아르메니아)의 인구보다 해외로 이주한 디아스포라가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아르메니안전국협의회 디크란 코다니언 디렉터는 "현재 아르메니안도 2세, 3세들로 넘어가고 있는 과정인데 아르메니안 기성세대는 그들이 주류 사회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뒷받침 하는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단체도 이를 위해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educate), 동기를 부여하고(motivate), 활성화 시키자(activate)라는 교육 철학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아르메니안 커뮤니티 개요> ▶인구 및 수도: 290만명, 예레반 ▶해외 이주 인구: 900만명 ▶미국내 인구: 140만명 ▶미국내 주요 거주 지역: 글렌데일, 할리우드 ▶종교: 아르메니아 정교, 기독교 ▶대표 음식: 하시(고기 스프), 라바시(빵), 코로바츠(바비큐 꼬치), 코냑(술) ▶미국내 대표 식당: 잔코우 치킨(Zankou Chicken·체인점) ▶인사말: "타로세 케스"(좋은 기운이 당신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주요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안드레 애거시(전 테니스 선수), 킴 카다시안(패션디자이너), 셰어(가수), 조지 듀크메지안(전 가주 주지사), 윌리엄 서로이언(소설가) ▶아르메니안 주요 이벤트 스케줄: www.armeniancalendar.com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19

10개 단체 똘똘 뭉쳐 박물관 세운다

LA한인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했던 '방글라데시 구획안' 투표일이 오늘(19일)로 꼭 한 달째를 맞았다. 구획안은 방글라데시계 주민들이 LA한인타운을 구역으로 하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주민의회(WCKNC)'에서 방글라데시주민의회를 따로 분리해 달라는 청원이었다. 이대로가면 타운이 실제로 분할될 수 있다는 우려에 2만여 한인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후 한 달,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인사회가 '우리끼리' 타운 내에 유리돼 타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반성이다. 그래서 중앙일보는 지난 2개월여 타커뮤니티를 찾아다녔다. 그들은 누구이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배울 점은 없는지 상생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이웃 커뮤니티' 시리즈는 그 결과물이다. 공동체를 뜻하는 '커뮤니티(community)'의 어원은 '같다'는 뜻의 라틴어 'communitas'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이민자다. 박물관 추진 동력은 정치력 글렌데일시에 정치력 발휘 주정부서 400만달러 지원도 "타운 설정보다 참여가 중요" "우리 삶이 곧 글렌데일 문화" 지난 8일 글렌데일 중앙도서관 옆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앞. 이곳엔 숨겨진 비화 하나가 있다.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대표는 "원래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위안부 역사를 알리기 위해 비석을 세우려고 했었다"며 "그러나 당시 글렌데일 시의회가 먼저 비석 형태가 아닌 '소녀상'을 세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왔고 그 중심에는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안은 역사적 유대감 때문이다. 그들 역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문제를 두고 이를 부정하는 터키 정부와 계속되는 역사적 갈등을 빚으면서 한인들의 심정을 공감했던 셈이다. 글렌데일은 인구 20만 명 중 무려 30%에 이르는 주민이 아르메니안계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글렌데일에는 '아르메니안 타운'으로 지정된 구역이 따로 없다. LA한인타운 인근에는 '리틀 아르메니아' 구역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는 자연스레 '글렌데일=아르메니안 커뮤니티'라는 인식이 뿌리 내린 지 오래다. 심지어 글렌데일통합교육구는 아르메니안 제노사이드 추모날(4월24일)을 공식 휴교일로 지정해 놓았을 정도로 이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 힘은 정치력에서 기인한다. 커뮤니티 형성을 곧 정치적인 힘으로 연결시켰다. 현재 글렌데일 시의회는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시장인 자레 시나니안을 비롯한 아라 나자리안(시의원), 바탄 가페티언(시의원), 브레즈 아가자니안(시의원) 등 무려 4명이 아르메니아계다. 자레 시나니안 시장은 "소녀상이 글렌데일에 세워질 때 일본 커뮤니티로부터 1000통이 넘는 항의 이메일을 받았지만 역사와 정의를 위한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아르메니안 역시 한인처럼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정체성을 중히 여기는 민족인데 지난 4월에는 글렌데일 시정부가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디자인 승인까지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박물관 디자인 승인은 최근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최대 경사였다. 무엇보다 조건이 파격적이었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글렌데일 중앙공원에 들어서게 되는 이 박물관(5만 스퀘어피트 규모)은 95년 장기 리스 조건으로 리스 비용이 연 1달러다. 게다가 주 정부로부터 종잣돈 400만 달러의 건립 지원금까지 확보했다. 박물관 건립 추진은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정치적 승리였다.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랜 시간 정치적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디즈 네바리안(라마준팩토리식당)씨는 "박물관 관련 공청회가 열릴 때면 수백 명의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참여할 정도로 우리는 '정치 파워'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어쩌면 글렌데일에 아르메니안 커뮤니티 구역을 지정해달라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필요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아르메니안이 살아가면서 보여지는 일상의 문화가 곧 글렌데일의 문화가 되는 게 더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의 결집력은 대단하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처음부터 확고한 두 가지 명분부터 내세웠다. 내부적으로는 아르메니안 아메리칸의 차세대 정체성 확립과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외부에는 커뮤니티의 다양성 증진과 지역 사회를 위해 박물관 시설 공유 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미국아르메니안전국협의회, 아르메니안문화재단, 아르메니아가톨릭주교회, 북미아르메니안복음주의연합, 아르메니안자선재단 등 정치, 종교, 비영리단체 등 10개 기관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박물관건립위원회가 발족돼 전방위적이고도 체계적인 홍보와 기금 활동을 펼쳐나갔다. 미국아르메니안전국협의회 디크란 코다니언 디렉터는 "박물관건립위원회는 단순히 대표성을 가진 단체들의 연합이라기보다는 아르메니안 각계각층의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주인 의식을 갖고 참여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2014년부터 추진된 박물관 프로젝트는 그렇게 똘똘 뭉쳐 4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고 지금은 글렌데일 주민들도 우리의 명분과 건립의 당위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메니안의 정치 참여 열정을 보여주는 한 예가 있다. 지난 4월 아르메니아에서 세르지 사르키샨 총리가 장기 집권 야욕을 부리다가 시민들의 반대 시위로 취임 일주일 만에 사임을 했었다. 이때 글렌데일, 뉴욕 등 미국 각 지역에서도 아르메니안 이민자 수만 명이 고국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38년째 LA에 살고 있는 아르메니안 아메리칸인 UCLA 아나히드 케쉬시안 교수는 "아르메니안 디아스포라는 민족적 뿌리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지속적이고도 아름다운 열정을 통해 늘 고국과 자신들이 살고 있는 타국 정치에 적극 참여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지난 4월22일 글렌데일 시청 앞에서 열린 사르키샨 총리 집권 반대 시위에도 무려 5000여 명이 참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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